꿀벌 위기 및 보호 정책 제안

 꿀벌 위기 및 보호 정책 제안


 그린피스는 세계 꿀벌의 날(5월 20일)을 이틀 앞둔 5월 18일, 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국내 꿀벌 폐사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꿀벌 위기 및 보호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제안서에 따르면 꿀벌 군집붕괴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소 30만 헥타르, 약 3억 평방미터에 달하는 군락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꿀벌과 꽃 이미지



 꿀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낭충봉아부패병은 2006년 미국에서 처음 발생해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낭충봉아부패병이 시작되어 78억 마리의 벌이 사라졌습니다.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만 10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졌고, 2023년 초에는 14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린피스는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꿀벌 손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식량 공급원 부족을 꼽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 6월 발표한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벌집 총 면적은 4,780만 헥타르에서 1,460만 헥타르로 1970년대와 1980년대보다 약 70% 감소했습니다. 이는 제주도 면적(184,900헥타르)의 약 1.8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꿀벌은 사료 식물에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얻기 때문에 사료 식물의 손실은 꿀벌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입니다. 꿀벌은 보통 꽃이 피는 3월이 되면 겨울을 끝내고 봄철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지난 100년 동안 지구 기온이 0.6°C 상승한 기후 변화로 인해 3월에 꽃이 피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실제로 올해의 봄꽃 개화일은 지난 60년 동안 약 3일에서 9일 정도 당겨졌습니다. 이는 꿀벌이 동면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이미 꽃이 피기 때문에 겨울을 나는 꿀벌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국내 꿀벌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최소 30만 헥타르의 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1헥타르의 밀원지에서 약 300킬로그램의 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꽃을 채집하는 꿀벌과 500여 종의 야생벌을 고려하면 연간 9만 톤의 천연 꿀이 필요하므로 최소 30만 헥타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산림청이 임상지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에는 약 15만 헥타르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매년 약 3,800헥타르씩 면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대로라면 필요 면적을 확보하는 데 약 40년, 과거 면적을 확보하는 데 약 100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린피스는 30만 헥타르의 오일팜 숲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토지이용계획과 조림 및 산림경영계획의 일부 수정이 필요하며, 특히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역 특화 오일팜 나무를 심고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산림면적의 66%를 차지하는 사유림의 유실수 면적을 늘리기 위해 '임업 및 산림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 운영에 관한 법률'에 유실수 조림 및 보호육성에 관한 조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민간이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자발적으로 유실수 면적 확대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린피스는 도시공원 내 녹지 정책도 지지합니다. 그린피스는 도시공원과 생활권에 자생식물이 자라는 화단을 조성하는 등 생태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실제로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 300개 이상의 버스정류장 정원을 조성한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꿀벌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꿀벌을 가축으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만 화분매개곤충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꿀벌의 대량 폐사는 기후 위기가 현실이라는 증거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안서에 제시된 권고안은 한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으며, 산림청과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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